BY 에디터 정헤미 | 2022-08-28
근 2년간 이토록 체온을 자주 잰 적이 있나 싶다(실은 어제도 체온을 쟀다). 유례없는 전염병을 겪으며 몸의 온도는 모든 장소의 출입증이 되었고, 기준치를 벗어나는 순간 ‘입밴’을 당했다. 거리 두기는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내 머리맡에는 체온계가 자리하고 있다. 높은 체온은 몸의 이상 신호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가 되었다. 그렇다면 마스크 속에서 늘 열을 내고 있는 내 피부는 무사할까? 피부는 몸과 온도가 다르다. 36~37도가 ‘입구 컷’을 당하지 않는 정상적인 체온이라면 피부 표면은 그보다 낮은 31~33도 선을 유지해야 한다. 1999년, 인체환경경계생물학연구소는 피부가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증가하는 등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대표적으로 4가지인데 세월이 지나 생기는 자연 노화, 자외선에 의한 광 노화, 폐경 이후 촉진되는 갱년기 노화 그리고 피부 온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열 노화가 그것이다. 이 말인즉,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우리가 노화를 늦추기 위해선 자외선과 함께 피부 열을 다스려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껏 자외선 차단에만 몰두하고 있었다면 지금부터 피부의 발열 측정기를 가동할 것. 지난 2년간 그랬듯, 피부가 정상 온도를 유지해야만 동안으로 가는 프리 패스를 받을 수 있다.
피부가 열 받는 순간
점심 먹으러 가는 길, 앞자리 상사의 잔소리, 몸이 찌뿌둥할 때마다 찾는 찜질방, 하루 종일 끼고 있는 마스크. 피부 온도가 오르는 상황은 도처에 깔려 있다. 그렇다면 피부를 가장 열 받게 하는 순간은?
장시간 햇빛 노출, 뜨거운 물 세안, 찜질방이나 사우나, 과음, 과격한 운동, 긴 휴대폰 통화, 뜨거운 불이나 오븐 앞에서 하는 요리, 장시간 마스크 착용, 캠핑 중 불멍, 과도한 스트레스
위 리스트를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나마 위로를 건네자면 이 모든 상황과 행동들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일 때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그렇다고 짧은 시간 내에 겪는 타격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순간의 티끌이 모여 태산을 만드는 법이니까.
예상대로 전문가들은 장시간 햇빛 노출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피부는 한낮 직사광선을 15분만 받아도 40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모공이 확장되고 땀과 피지 분비가 늘며 땀이 증발하면서 표피의 수분 손실을 일으킨다.
내부에서는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가 증가해 탄력 세포의 재생을 막고 정상적인 콜라겐을 손상시킨다.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진피층의 탄력섬유를 파괴해 진피층의 두께가 얇아지고, 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쉽게 열이 나는 피부로 변한다.
뜨거운 불 앞에서 오래 요리하거나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장시간 머무는 경우,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도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힌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신경계는 물론 안면 혈관이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혈관의 수축과 팽창을 주관하는 자율 신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죠. 또 노화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텔로미어에 영향을 주어 멘털 관리가 필요합니다.” 미파문피부과 전문의 문득곤의 설명.
수면 중에 피부 온도가 상승한다?
피부 온도는 생체 리듬에 따라 변화한다. 체온은 낮보다 밤 시간대에 낮아지는데 장기를 쉬게 하기 위해서다. 심부 체온이 내려가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며 열을 발산하고 피부 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는 열 노화를 일으킬 만한 변화는 아니므로 안심해도 좋다. 단, 혈류량이 증가하면 수분 손실이 커지고 염증 물질 등이 분비되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분을 촘촘히 채우고 수분 증발을 막는 보습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에디터/ 정헤미
사진/ 오아랑(인물), 정원영(제품)
모델/ 최아라
헤어/ 한지선
메이크업/ 오미영
도움말/ 문득곤(미파문피부과), 김홍석(보스피부과)
도움말/ 황종익(아이디피부과), 진산호(에코유어스킨)
어시스턴트/ 조문주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
BY 에디터 정헤미 | 2022-08-28
근 2년간 이토록 체온을 자주 잰 적이 있나 싶다(실은 어제도 체온을 쟀다). 유례없는 전염병을 겪으며 몸의 온도는 모든 장소의 출입증이 되었고, 기준치를 벗어나는 순간 ‘입밴’을 당했다. 거리 두기는 해제되었지만 여전히 내 머리맡에는 체온계가 자리하고 있다. 높은 체온은 몸의 이상 신호를 나타내는 중요 지표가 되었다. 그렇다면 마스크 속에서 늘 열을 내고 있는 내 피부는 무사할까? 피부는 몸과 온도가 다르다. 36~37도가 ‘입구 컷’을 당하지 않는 정상적인 체온이라면 피부 표면은 그보다 낮은 31~33도 선을 유지해야 한다. 1999년, 인체환경경계생물학연구소는 피부가 열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탄력이 떨어지고 주름이 증가하는 등 노화가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은 대표적으로 4가지인데 세월이 지나 생기는 자연 노화, 자외선에 의한 광 노화, 폐경 이후 촉진되는 갱년기 노화 그리고 피부 온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열 노화가 그것이다. 이 말인즉, 시간을 거스를 수 없는 우리가 노화를 늦추기 위해선 자외선과 함께 피부 열을 다스려야 한다는 얘기다. 지금껏 자외선 차단에만 몰두하고 있었다면 지금부터 피부의 발열 측정기를 가동할 것. 지난 2년간 그랬듯, 피부가 정상 온도를 유지해야만 동안으로 가는 프리 패스를 받을 수 있다.
피부가 열 받는 순간
점심 먹으러 가는 길, 앞자리 상사의 잔소리, 몸이 찌뿌둥할 때마다 찾는 찜질방, 하루 종일 끼고 있는 마스크. 피부 온도가 오르는 상황은 도처에 깔려 있다. 그렇다면 피부를 가장 열 받게 하는 순간은?
장시간 햇빛 노출, 뜨거운 물 세안, 찜질방이나 사우나, 과음, 과격한 운동, 긴 휴대폰 통화, 뜨거운 불이나 오븐 앞에서 하는 요리, 장시간 마스크 착용, 캠핑 중 불멍, 과도한 스트레스
위 리스트를 보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그나마 위로를 건네자면 이 모든 상황과 행동들은 반복적이고 지속적일 때 문제를 야기한다는 것. 그렇다고 짧은 시간 내에 겪는 타격을 간과해선 안 된다. 순간의 티끌이 모여 태산을 만드는 법이니까.
예상대로 전문가들은 장시간 햇빛 노출을 첫 번째 요인으로 꼽는다. 피부는 한낮 직사광선을 15분만 받아도 40도 이상으로 온도가 상승한다. 그리고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모공이 확장되고 땀과 피지 분비가 늘며 땀이 증발하면서 표피의 수분 손실을 일으킨다.
내부에서는 더 큰 문제가 야기된다. 콜라겐 분해 효소인 MMP가 증가해 탄력 세포의 재생을 막고 정상적인 콜라겐을 손상시킨다.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이 진피층의 탄력섬유를 파괴해 진피층의 두께가 얇아지고, 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쉽게 열이 나는 피부로 변한다.
뜨거운 불 앞에서 오래 요리하거나 목욕탕이나 찜질방에 장시간 머무는 경우, 지나친 음주와 스트레스도 주의해야 할 위험 요소로 꼽힌다. “스트레스가 쌓이면 신경계는 물론 안면 혈관이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면 혈관의 수축과 팽창을 주관하는 자율 신경이 본래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죠. 또 노화의 핵심 요소로 지목되는 텔로미어에 영향을 주어 멘털 관리가 필요합니다.” 미파문피부과 전문의 문득곤의 설명.
수면 중에 피부 온도가 상승한다?
피부 온도는 생체 리듬에 따라 변화한다. 체온은 낮보다 밤 시간대에 낮아지는데 장기를 쉬게 하기 위해서다. 심부 체온이 내려가면 피부의 혈관이 확장되며 열을 발산하고 피부 온도는 올라가게 된다. 그러나 이는 열 노화를 일으킬 만한 변화는 아니므로 안심해도 좋다. 단, 혈류량이 증가하면 수분 손실이 커지고 염증 물질 등이 분비되어 가려움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수분을 촘촘히 채우고 수분 증발을 막는 보습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
에디터/ 정헤미
사진/ 오아랑(인물), 정원영(제품)
모델/ 최아라
헤어/ 한지선
메이크업/ 오미영
도움말/ 문득곤(미파문피부과), 김홍석(보스피부과)
도움말/ 황종익(아이디피부과), 진산호(에코유어스킨)
어시스턴트/ 조문주
디지털 디자인/ GRAFIKS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