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은 낯 부끄럽지 않으려면
마음의 화(火)와 얼굴의 화(禍)를 마스크 속에 감추며 살아온 우리. 이제는 까마득해진 마스크 없는 세상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슬리브리스 톱은 Loewe. 티셔츠는 Cos.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 세팅의 ‘포제션’ 컬렉션 귀고리는 Piaget. 양손에 레이어드한 반지는 모두 코코 크러쉬 컬렉션 Chanel Fine Jewelry.
낯부끄럽지 않으려면
이날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때늦은 청춘의 꽃(이라 쓰고 지긋지긋한 여드름이라 읽는다)은 물론 각종 피부 문제를 유발하던 트러블 메이커, 마스크와의 결별 말이다. 습하고 후덥지근한 마스크 내부는 온종일 뙤약볕에 있는 것만큼 피부에게는 극한 환경이었다. 물론 이 문제아도 요긴하게 쓰인 순간이 있었지만. 나는 소위 말하는 ‘마기꾼’이다. 뭉툭한 코와 ‘확찐자’로 살이 오른 얼굴, 고된 사춘기의 흔적들로 지저분한 피부를 합법적으로 숨기는 데 이만한 변장 도구는 없었다. 전생에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최애’와의 일생일대 사진 촬영에도 마스크 덕분에 굴욕샷을 피할 수 있었다. 메이크업을 생략한 아침 시간은 여유가 생겼고 다운 타임이 긴 시술도 망설임 없이 받았다. 요즘 말로 마스크는 ‘내 얼굴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진짜 얼굴을 숨긴 채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민낯을 드러내는 게 민망하고 낯설다. 마스크 속에 욱여넣었던 세월과 긴장감 없이 지내온 날들, 마스크로 생긴 문제들이 이룬 결과물을 내놓을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올여름은 비키니보다 노 마스크가 걱정”이라는 기사들이 줄을 있는 걸 보면 비단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위장술을 끝내야 할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마스크로 표정을 잃었다. 얼굴 근육을 크게 써서 웃거나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대가는 중안부 근육을 쇠퇴시켰고 이는 입술 처짐, 팔자주름, 불독살 등 하안면 전체를 무너뜨렸다. 지금이라도 얼굴 라인을 바로 세우려면 무표정일 때는 의식적으로 턱에 힘을 뺄 것. 반대로 웃을 때는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은 “하루 세 번 5분 이상, ‘은’이라고 소리 내며 어금니를 떼고 혀로 천장을 밀면서 중안부에 힘이 들어가도록 입꼬리를 올려주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고 소개한다. 또 괄사, 뷰티 디바이스로 뻣뻣해진 근막과 정체되어 있는 림프선을 풀어준다. 이제는 대중화된 울쎄라나 써마지 등의 탄력 레이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를 함께 받는 울써마지가 인기인데 리프팅에 뛰어난 울쎄라와 피부 타이트닝, 주름 개선에 효과적인 써마지가 시너지를 내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다. 지방을 분해하는 인모드, 꺼진 부위에 볼륨을 채우는 쥬베룩 주사도 효과적이다.
트러블이 남기고 간 흔적에는 비타민 A나 C,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함유된 제품을 바른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면 레이저 토닝이 필요하다. 보스피부과 김홍석은 피코 레이저 토닝, 문득곤은 포토나 레이저를 병행하는 듀얼 토닝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미 갈색으로 자리 잡은 색소 침착은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뾰루지가 올라왔을 때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게 해답. 염증이 오래될수록 자국이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스킨 보톡스, LDM물방울 리프팅 역시 전문가들이 손꼽는 추천 리스트다. 유유클리닉 권유경은 “빠른 효과는 물론 복합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손상받은 피부는 리쥬란힐러와 같은 스킨부스터로 재생 능력을 높여준다.
코로나19로 우리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는다 해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얼굴에 일어난 변화들은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 돈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뷰티 에디터 정혜미
마스크 벗은 낯 부끄럽지 않으려면
마음의 화(火)와 얼굴의 화(禍)를 마스크 속에 감추며 살아온 우리. 이제는 까마득해진 마스크 없는 세상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
슬리브리스 톱은 Loewe. 티셔츠는 Cos. 다이아몬드와 블루 사파이어 세팅의 ‘포제션’ 컬렉션 귀고리는 Piaget. 양손에 레이어드한 반지는 모두 코코 크러쉬 컬렉션 Chanel Fine Jewelry.
낯부끄럽지 않으려면
이날을 얼마나 고대했던가? 때늦은 청춘의 꽃(이라 쓰고 지긋지긋한 여드름이라 읽는다)은 물론 각종 피부 문제를 유발하던 트러블 메이커, 마스크와의 결별 말이다. 습하고 후덥지근한 마스크 내부는 온종일 뙤약볕에 있는 것만큼 피부에게는 극한 환경이었다. 물론 이 문제아도 요긴하게 쓰인 순간이 있었지만. 나는 소위 말하는 ‘마기꾼’이다. 뭉툭한 코와 ‘확찐자’로 살이 오른 얼굴, 고된 사춘기의 흔적들로 지저분한 피부를 합법적으로 숨기는 데 이만한 변장 도구는 없었다. 전생에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는 ‘최애’와의 일생일대 사진 촬영에도 마스크 덕분에 굴욕샷을 피할 수 있었다. 메이크업을 생략한 아침 시간은 여유가 생겼고 다운 타임이 긴 시술도 망설임 없이 받았다. 요즘 말로 마스크는 ‘내 얼굴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 같은 존재였다. 그렇게 진짜 얼굴을 숨긴 채 2년이 넘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마스크를 벗고 민낯을 드러내는 게 민망하고 낯설다. 마스크 속에 욱여넣었던 세월과 긴장감 없이 지내온 날들, 마스크로 생긴 문제들이 이룬 결과물을 내놓을 두려움이 앞서기도 한다. “올여름은 비키니보다 노 마스크가 걱정”이라는 기사들이 줄을 있는 걸 보면 비단 나만의 고민은 아닌 듯싶다. 하지만 걱정만 하고 있을 여유는 없다. 위장술을 끝내야 할 날이 멀지 않았으니까.
우리는 마스크로 표정을 잃었다. 얼굴 근육을 크게 써서 웃거나 감정을 표현하지 않은 대가는 중안부 근육을 쇠퇴시켰고 이는 입술 처짐, 팔자주름, 불독살 등 하안면 전체를 무너뜨렸다. 지금이라도 얼굴 라인을 바로 세우려면 무표정일 때는 의식적으로 턱에 힘을 뺄 것. 반대로 웃을 때는 입꼬리를 한껏 끌어올린다. 미파문피부과 문득곤은 “하루 세 번 5분 이상, ‘은’이라고 소리 내며 어금니를 떼고 혀로 천장을 밀면서 중안부에 힘이 들어가도록 입꼬리를 올려주는 연습이 도움이 된다”고 소개한다. 또 괄사, 뷰티 디바이스로 뻣뻣해진 근막과 정체되어 있는 림프선을 풀어준다. 이제는 대중화된 울쎄라나 써마지 등의 탄력 레이저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두 가지를 함께 받는 울써마지가 인기인데 리프팅에 뛰어난 울쎄라와 피부 타이트닝, 주름 개선에 효과적인 써마지가 시너지를 내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낸다. 지방을 분해하는 인모드, 꺼진 부위에 볼륨을 채우는 쥬베룩 주사도 효과적이다.
트러블이 남기고 간 흔적에는 비타민 A나 C, 나이아신아마이드가 함유된 제품을 바른다. 하지만 3개월 이상 사라지지 않는다면 레이저 토닝이 필요하다. 보스피부과 김홍석은 피코 레이저 토닝, 문득곤은 포토나 레이저를 병행하는 듀얼 토닝을 추천한다. 그러나 이미 갈색으로 자리 잡은 색소 침착은 단시간 내에 해결되지 않는다. 따라서 뾰루지가 올라왔을 때 빠르게 병원을 찾는 게 해답. 염증이 오래될수록 자국이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스킨 보톡스, LDM물방울 리프팅 역시 전문가들이 손꼽는 추천 리스트다. 유유클리닉 권유경은 “빠른 효과는 물론 복합적인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오랜 마스크 착용으로 손상받은 피부는 리쥬란힐러와 같은 스킨부스터로 재생 능력을 높여준다.
코로나19로 우리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그리고 마스크를 벗는다 해도 이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 얼굴에 일어난 변화들은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는 것. 어느 정도의 노력과 시간, 돈이 필요하지만 말이다.
뷰티 에디터 정혜미